인터파크에서 새로 발매된 이북 리더 비스킷. 비스킷을 사용한지도 이제 2주 정도가 지났다. 사실, 기존에도 e-Ink를 활용한 이북리더에 관심이 많았고 그 때문에 '이북 리더'가 있으면 이런이런 부분들이 좋겠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해왔다. 하지만 막상 써보니, 또 생각할 때와는 다른 여러가지 점들 덕분에 독서 생활 자체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새삼 놀랍다. 이에, 2주의 기간 동안 비스킷으로 인해 나의 독서 생활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소개해볼까 한다.
Where : 지하철
내가 매일 타는 잠실역은 출근 시간에 엄청나게 사람이 많다. 한 대를 놓치는 경우도 많고, 언제나 콩나물 시루처럼 사람들에 끼어 가기 일쑤. 어제 읽던 책을 가방에서 꺼내는 데 성공. 하지만, 책장 한 장 넘기기가 왜 이리 어려운지 모른다. 이내 포기하고 도로 책을 가방에 넣는다. 그나마 그 동작 하는데도 주위의 따가운 눈총을 받는다. '움찔거리지 말란 말야!'.
전철은 참 책 읽기에 좋은 장소라 생각한다. 그 '약간의 흔들림'이 왠지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느낌? 덕분에 많은 책을 전철에서 먹어치우곤 하는데, 사람이 많을 때는 꽤 괴롭다. 특히 지옥철 수준에서는 어느 정도 사람이 빠질 때까지는 뭔가 하는 것을 포기하곤 했다. 하지만 비스킷을 갖고 다닌 이후부터는 이런 문제가 거의 해소되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도 않고.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Next' 버튼으로 책장을 넘긴다는 것. 이 동작 하나가 갖는 의미는 꽤 크다. 바로, '한 손으로 책을 읽을 수 있다'라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와 함께, 페이지 넘김이 없다는 것은 시야를 좌우로 움직일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가 되어, 상대적으로 읽는 속도가 빨라질 수밖에 없다. 이 두 가지 요소는 전자 종이 디스플레이의 갱신 속도가 늦다는 단점을 보완하고도 남는다.
그 덕분에 상대적으로 책 읽는 속도가 빨라지는 효과가 나온다.
요즘 전철에서는 계속 독서 모드다. 그리고 그러면서 읽은 책이 2주간 벌써 한 10권은 되는 듯(서평은 아직 두 권밖에 안 썼지만).
Where : 엘리베이터
울 회사는 7층. 그런데 건물의 특성상 아침 엘리베이터는 참 괴롭다. 어쩔 수 없이 오래 기다리는 일이 다반사. 왜 꼭 내가 도착하면 꼭대기층에 가있는지 알수가 없다. 게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 '만원' 램프가 켜져 그냥 지나가는 일도 자주 일어나고.
요즘 점점 더 많아지는 '고층 빌딩'에 사무실이 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 같은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참 존경하는 안철수 박사는 위와 같은 말을 했다(
한국의 메모 달인들, 최효찬, 위즈덤하우스). 참 공감가는 이야기지만 왠지 금세 올 것 같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종이책을 꺼내들기는 좀 그랬다. 그리고 어디까지 읽었는지 책갈피를 열고 읽던 곳을 찾는 데 걸리는 시간도 꽤 있고. 그래서 사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책을 꺼내려는 시도는 많이 했지만 자꾸 꺼내지 않게 되었는데, 비스킷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 후에는 엘리베이터 앞에서도 책을 읽게 된다. 그냥 꺼내서 읽던 곳을 읽으면 된다는 것, 이거 참 편하다. 그 덕분에 나도 안철수 박사처럼
'엘리베이터 앞에서 읽는 것만으로 한 달 두 권'을 실천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그것도 더 쉽게.
Where : 야외
외근이 많은 편인 직업적 특성상, 한낮에 외부에 나가는 편도 많다. 그리고 외부에서 사람을 기다리는 경우도 종종 있고. 그런 경우 종이책을 읽거나 스마트폰으로 일정 조정이나 업무용 문서 체크 등을 하곤 하는데, 한낮의 외부에서 업무용 문서 체크, 솔직히 좀 많이 힘들다. 잘 안 보이거든. 그리고 eBook 역시 그렇고. 그래서 기존에 이동시 eBook을 읽을 때는, 지하철에서만 읽었다(그래서 지금도 지하철을 좋아하고).
하지만 비스킷의 경우, 한낮 강렬한 햇빛 속에서도 아주 잘 보인다. 그리고 Doc, PDF, XLS, PPT, HWP, JPG, Zip 등 업무에 필요한 대부분의 파일을 지원하기 때문에(아직 부족한 점이 눈에 띄긴 하지만), 급하게 야외에서 업무 문서의 확인이 필요할 때도 요긴하게 쓰고 있다.
그리고 주말, 집 근처 석촌호수에 편하게 비스킷 하나 딱 들고 나가 한가로이 음악을 들으면서 벤치에서 책을 읽는 기쁨을 즐기기도 하고.
What : 공간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항상 고민하는 두 가지. 엄청나게 차지하는 공간 그리고 들고 다닐 수 있는 휴대성. 이사할 때마다 넘쳐나는 책들로 어떻게 하면 잘 수납할까... 고민하는 경우 참 많다. 오죽하면 '헌책방을 서재로 활용하라!'라는 아이디어까지 나올까? 내 경우는 그 정도까지 책이 넘쳐나는 것은 아니지만, 특히 휴대성 부분에서 꽤 많은 고민을 했다. 특히 읽던 책의 크기가 엄청 크거나, 두 세 권이상의 책인 경우 참 곤란하다. 1권을 읽다가 딱 재밌을 때 멈추는 경우(...!) 때문에 두 권씩 들고다니는 일도 다반사고,
스노우볼같은 책은 차마 들고다닐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도 열심히 두 권씩 들고 다니는 것이 책 읽는 자들의 숙명!
하지만 비스킷으로 책을 읽게 된 후에는 이런 걱정은 거의 하지 않게 된다. 작은 사이즈에 가벼운 무게(300g)지만 몇 백 권의 책도 담고 다닐 수 있게 된다는 것. 참 큰 축복이다. 특히 전집이나 시리즈물의 경우 그 기쁨을 더 쉽게 받을 수 있고. 물론 아직 신간이 좀 부족한 점이 있어서 종이책 한 권을 같이 갖고 다니는 경우도 있지만, 책 두 권 들고 다니던 때보다는 훨 낫고.
이런 휴대성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생각하면 미니 도서관 하나를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점에서 이사할 때나 공간적인 부분에서도 큰 장점이 있다(약 3000권 정도까지 여기 담을 수 있다). - 디자인과 크기 부분에 대해 관심있으신 분은
상상력 놀이터 님의 멋진 디자인 리뷰를 참조하시길)
When : 독서 후 정리 및 검색할 때
책 한 권을 읽고 나면, 수많은 태그로 가득해진다. 다시 보고 싶은 구절, 또 추후 체크해야 할 부분들을 정리하면서 읽은 후, 두번째 읽을 때에는 그 태그가 있는 부분만 읽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컴퓨터에 정리한 후 서평을 쓴다. 한 권 읽는 데 시간이 좀 걸리지만 추후 다시 그 책을 꺼내지 않아도 되도록 머릿속에, PC에 정리를 해 두는 나의 노력이랄까.
하지만, 비스킷의 경우 조금 달라졌다. 우선 태그를 전자적으로 달게 된다.
스크랩 기능을 통해 밑줄, 책갈피, 메모 가 가능하기 때문에 그 때마다 태그를 붙이지 않고 정리할 수 있고, 추후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스크랩 페이지를 통해 정리한 부분만 볼 수 있는게 굉장히 편리하다. 그래서 서평을 쓸 때도 훨씬 편리하게 쓸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
검색' 기능을 통해, 어떤 책을 읽고 갑자기 뭔가 찾아볼 필요가 생겼을 때, 그냥 책 본문을 검색하면 쉽게 다시 찾을 수 있게 된다. 특히 자기관리나 경영서 등을 읽을 때 특히 도움이 된다. 그리고 추후 책이 정말 많아졌을 때가 기대된다. 그 때는 정말 나만의 도서관, 그것도 책 찾는 데 거의 시간이 걸리지 않는
나만의 도서관이 될 테니 말이다.
What : 신문, 잡지
신문을 읽는다는 것, 그리 쉽지 않다. 앞서 얘기했던 전철에 사람이 많을 때에 신문을 펴든다는 것도 쉽지 않거니와, 챙겨 읽는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은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다 알 듯. 특히 예전부터 '경제신문을 꼭 챙겨보는 습관을 들여라' 라는 이야기를 들어왔지만 그게 실천하기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잡지도 마찬가지. 즐겨 보려고 하는 잡지가 몇 개 있지만 사실 매달 보려다보면 자꾸 쌓이게 되고, 이슈에 민감한 잡지의 특성상 쌓인 후에는 그 가치가 떨어진다.
비스킷의 경우,
매일 신문이 새벽에 자동으로 다운로드된다. 3G를 채택하면서 생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되는데, 아침에 나가면서 전철에서 자동으로 받아진 신문을 편하게 읽으면 된다. 그것도 제목을 보면서 필요한 부분만 보다가 중요한 기사면 스크랩해둘 수도 있다. 잡지 역시 그렇다. 매달 배달된 잡지를 편하게 읽는 것만으로 정리된다. 이전에는 스마트폰을 통해 RSS로 필요기사들을 읽는 방법을 썼는데, 화면이 넓고, 가독성이 좋은 이북리더의 여러 장점들 덕분에 더 편하고 즐겁게 신문을 보고 있다.
전체적으로 개선된 나의 독서 생활.
위에 소개했던 것들이 약 2주간 비스킷을 쓰면서 변화된 나의 독서 생활이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빨라졌다.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 몇 권이든 상관없이 휴대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Next' 버튼만으로 페이지를 이동하게 되어 한 손으로 읽을 수 있고, 동공의 이동이 적으며, 특별한 동작이 필요없어져서 책 읽는 속도에 상당히 개선된 느낌이다.
편해졌다. 우선 가방 가득 책이 들어가게 되는 경우가 훨씬 줄었고, 뒤적거리면서 읽다만 페이지를 찾는 일이 사라졌으며, 지하철에서 상대적으로 질이 떨어지는 무가지를 집지 않게 되었고, 더 신문이나 잡지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스마트해졌다. 더 이상 책갈피나 볼펜, 또는 태그 등을 갖고 다니지 않아도 되었으며, 서평 작성하고, 데이터 정리하는 데 훨씬 좋아졌다. 게다가 필요할 때 검색을 통해 책을 들춰보지 않아도 원하는 내용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 발견하고 만끽한 비스킷의 장점은 이 정도, 좀 더 사용하다보면 더 좋은 부분들이 또 나올 것 같긴 하다. 다만 아쉬운 점 하나는 아직
신간이 부족해서 종이책과 병행해서 갖고 다니게 된다는 점인데, 이 부분은 인터파크에서 전자책 사업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밀고 있는 부분이므로, 점점 나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뭐랄까.. 격세지감이랄까. 개인적으로 전자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 거의 10년은 된 것 같다. 하지만 언제나 좌절했던 것이 종이책보다 부족한 리더의 문제였다. PDA, 핸드폰, 스마트폰, 노트북 다양한 시도를 거듭해왔지만 사실 가독성이나 휴대성 면에서 항상 문제였고, 그래서
전자 종이 이북리더에 큰 관심을 두고 있었는데, 드디어 만족스러운 기기를 만지게 된 듯 하여 흡족하다. 물론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는 것이 인간의 기본 욕구이기에 앞으로 점점 더 발전하여 또 어떤 기기를 만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현재 대한민국에서 이북리더로서는 이 녀석이 가장 미래가 밝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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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놀랐습니다. 햇볓 꼭 쬐어야겠네요. 그런데 햇빛을 쬐려면 신경을 써야만 한다는 게 놀랍네요.
모나타 // 현대인의 아이러니죠 ^^;; 실내에서 업무를 보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인텔리전트 빌딩이니 하며 창 없는 사무실도 많으니까요. 출퇴근 시간이라는 '사회적' 시간을 생각하면 정말 1시간 햇빛 쬐는 데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실정이죠.
잘 읽었습니다. 전 올빼민데.... 화들짝 놀랐습니다
라이트닝 // 올빼미... ^^;; 저도 비슷합니다. 그래서 바꿔보려구요. 저도 화들짝 놀랐습니다.
정말 놀랍군요...
불면증 // 음.. 닉을 보니 잠을 잘 못 주무시나 봅니다. 한 번 햇볕을 맘껏 쬐어보세요. 숙면을 취하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