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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23 바다의 기별 - 슬픔의 언어 속에 담긴 행복의 이야기
- 바다의 기별 - 슬픔의 언어 속에 담긴 행복의 이야기
- 겜상다반사/Games in 書
- 2009/05/23 17:17
- 김훈, 독서, 리뷰, 바람의 기별, 생각의 나무, 서평, 책
52세의 나이에 사실상 소설가로서는 처녀작이라 할 수 있는 '칼의 노래'를 두 달만에 탈고하고 "실존적 사유의 미학적 전투"라는 어렵지만 근사한 찬사를 받으며 화려하게 우리에게 이름을 알린 작가 김훈. 게다가 100만부가 넘는 판매량을 올릴 만큼이나 컸던 대중적인 인정.
두 달만의 탈고, 처녀작이 밀리언셀러.
놀랄만큼이나 인상적인 그의 성취에 그의 연보를 살펴보다 또 한 번 놀랐다. 늦으막히 소설가로서의 이름을 알렸을 뿐, 이미 그 전부터 '우리시대 최고 미문의 에세이스트’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던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개인적인 교양의 일천함을 드러내는 부분이라 하겠다).
뭐 그래서 '바다의 기별'을 읽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겠다.
그래서 펴든 '바다의 기별'. 왜 이리 걸리는 게 많은 텍스트일까. 까끌한 아픔들, 까칠한 고민들, 빡빡한 부정들이 텍스트의 흐름을 자꾸 멈추게 한다. 왜 그의 가난은 가히 '설화적'이었으며, 왜 뇌종양은 음식에서 '구린내'를 양산하며, 사랑은 '모든 닿을 수 없는 것들의 이름'인 것일까. 분명 어느 책이든 그런 빡빡함도 한참을 씹으면 은은한 단내가 나기 마련이건만 개인적으로는 참 책장 넘어가는 소리가 더딘 책이었다. 왠지 그런 빡빡함이 신파적이거나 연민을 끌어내는 것을 의도적으로 막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너무나 직접적이기에 더욱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고.
몇 번을 그냥 덮을까... 라는 고민을 하다가 그 빡빡함도 맛이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읽어나갔더니 왠걸. 평소 다른 에세이를 읽으면서 느낄 수 없었던 그런 독특함을 느낄 수 있었다. 왜 그가 '우리시대 최고 미문의 에세이스트'로 평가받는까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빡빡한, 슬픔의 언어 속에 담긴 것이 무엇인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다양한 소재로 구성된 글들이었지만 그 가운데 관통하는 하나의 이미지는 분명 행복이었다. 설화적인 가난을 만들어낸, 적잖은 술과 무책임함으로 묘사되는 아버지임에도 그를 두둔하는, '아버지의 나이가 되어서야 온전히 그를 이해하는' 우리네 소박한 삶에 대한 이해와 어루만짐. 그리고 그에 의한 행복함이야말로 어쩌면 이 책 전반을 관통하는 정서가 아닐까 한다.
그런 언어로 쓰여진 이 책 속에는 그가 좋아하는 것들이 가득 담겨있다. 글과 국악, '칼의 노래'의 배경이 되었을 '이순신' 장군에 대한 이야기(그와 함께 난중일기가 갖는 텍스트적 탁월함까지), 칠장사와 임꺽정, 오치균의 그림... 에세이라는 것이 어떤 작가의 실질적인 내면을 어렴풋하게 보여주는 경향이 있고기 마련이지만, 이 책은 그런 에세이들 중에서도 이런 경향이 매우 강하다. 절절하게 표현하기 때문일까. 그의 글이 갖는 특성이 왜 나오는지, 왜 이렇게 깔깔했던 것인지 왠지 책을 보면서 점점 알아가게 된다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그의 글맛을 굉장히 인상적으로 느꼈던 것이 바로 오치균의 그림에 대한 글. 책 뒤에 그의 그림들이 함께 실려있는데 개인적으로도 꽤 마음에 들어버렸다. 오치균의 그림 실력 때문일까... 아니면 김훈의 글 때문일까...
그리고 13편의 에세이와 함께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는 그의 작품들 속의 서문들, 그리고 수상 소감은 그런 의미에서 이 책과 참 잘 어울리는 부록이라는 느낌이다. 그의 내면을 엿볼 수 있다는 부분에서 각각의 작품들이 어떤 생각으로 쓰여졌는지를 밝혀주는 서문과 수상 소감들은 또 다른 에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잘 쓰여져 있었다. 전에 소설의 앞부분에서 읽었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랄까.
사실 개인적으로 어두운 글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특히 에세이라면. 한 작가의 소설은 어둡고 무겁더라도 별 상관없이 읽는데, 같은 작가의 에세이는 왠지 가슴을 살살 간지르는 부드럽고 현실적인 그런 에세이를 참 좋아한다.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이 책, '바다의 기별'은 잘 못 펴 든 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한 마디로 '내 스타일이 아냐'라는 이야기겠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야기, 그의 소박한 삶 속의 행복을 끝까지 들을 수 있었던 것은 내 취향을 고려해볼 때 참 이상한 일이다. 여러 의미에서 참 국내 최고의 작가 중의 한 명으로 손색이 없다는 느낌이다.
다음은 자전거 여행도 읽어볼까...
관련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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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기별 - ![]() 김훈 지음/생각의나무 <자전거 여행>,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에 대하여>에 이어 4년 만에 펴낸 김훈의 산문집. 올해 예순을 맞이한 작가는 지난날을 떠올리며, 치열한 글쓰기와 죽음에 대한 사유, 악과 폭력을 바탕으로 한 세계에 대한 날 선 시선, 힘겨웠던 유년 시절 등을 이번 산문집에 담았다. 13편의 에세이와 부록으로 구성되었다. 그동안 펴낸 저작물들의 서문과 수상소감을 부록으로 실었다. 김훈은 이번 산문집을 통해 자신의 문학적 자의식과 문학론, 작가로서의 세계관을 드러낸다. 그리고 빈한했던 유년 시절과 시대와 불화했던 아버지, 헌신적이던 어머니의 이야기를 추억한다. 한 개인으로서, 아버지로서, 아들로서, 소설가로서 겪은 삶을 담은 산문집으로, 작가 김훈이 살아온 삶의 궤적을 엿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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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베스트셀러] 바다의 기별, 김훈 지음
2009/05/29 13:15
TREEBOOK BEST SELLER 베스트셀러바다의 기별/김훈지음 | 책소개 김훈의 격정에 찬 산문은 참담함과 쓸쓸함으로 가득 찬 삶의 안과 바깥을 두루 내다보는 자의 비극적 탐미의 결과물이다. 100만부를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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